요 몇달동안 매일 아침이 전쟁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패전을 맞이했다. 정신없이 나오느라 카드를 두고 나왔고, 전철역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출석용 카드를 대 보았지만 반응 무. 침착해, 1회용 카드를 사자, 기계 앞에 섰는데 캐쉬온리. 나는 카드파, 갖고있는 현금 0.
비도오고, 더 이상 무언가 노력이란 걸 하고싶지 않아 그냥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엄마는 운동나갔고, 집은 비어있고, 에어컨이랑 음악 틀어놓고 멍 때리면서 커피나 홀짝거리고 있으니 세상 좋은 것. 날씨가 구질구질해서인지 갑자기 영화 이프온리에 나온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이 생각나서 영상을 틀어 보는데, 원래 이렇게 옛날 영화였나. 흐릿한 화질에 오묘한 패션... 그러고보니 이걸 본 지가 십 오년이 넘었다. 으악
옛날에 이 영화 볼 때는 미국 가고 싶다고 엄청 생각했는데(영화의 배경은 영국이나, 초딩 키리는 영국과 미국을 구분하지 못했다...) 지금도 미국 가고싶다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이제 저 주인공과 내 나이가 얼추 비슷해졌을 텐데. 뭔가... 지금 나의 현실과 비교되면서 또 다시 우울... 울적... 슬픔... 나도 진즉 유학갔으면 뭔가 달라졌을까..?
아침부터 복잡한 감정들이 오가는 하루다. 이번 달은 지각을 많이해서... 결석되지 않으려면 어찌됐든 학원에 가긴 가야한다. 너무 싫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로부터 간절하게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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